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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 한겨레칼럼 2015년 6월 9일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라고 큰소리치던 이승만의 심복 신성모 국방부 장관은 6·25 북한군의 기습을 맞아 총 한번 대포 한번 제대로 쏴 보지 못하고 허둥지둥 내빼다가, 결국 모든 군인은 “각기 양식대로 행동하라”라고 명령을 내렸다. 한 나라의 국방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전쟁 중 ‘각자도생’의 지시를 내린 어처구니없는 순간이었다. 인민군의 기습으로 정작 본인은 이미 대전으로 내려가 놓고 국민들에게 서울을 사수하라고 거짓 방송을 내보낸 대통령 이승만은 한국은행 창고에 은행권을 그대로 두고 내려갔다. 국회 부의장 조봉암이 도망간 ‘대한민국’의 뒷수습을 하고서 서울을 떴지만 시민들까지 데려갈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승만 정부는 그 혼돈의 피난 상황에서도 전국의 특무대 요원과 헌병, 경찰을 총동원하여 위협세력이라고 간주했던 보도연맹원 수십만명을 구금, 학살하는 일만은...